미들섹스 1 - 10점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이화연.송은주 옮김/민음사
미들섹스 2 - 10점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이화연.송은주 옮김/민음사

뒷표지의 책소개가 인상적이라서 읽었다. 뒷표지는 SF느낌이었기 때문에..

"나는 두 번 태어났다. 처음엔 여자아이로. 유난히도 맑았던 1960년 1월의 어느 날 디트로이트에서, 그리고 사춘기로 접어든 1974년 8월 미시간 주 피터스키 근교의 한 응급실에서 다시 한 번 남자아이로 태어났다"

그래서 읽었다. 인간 종말 리포트 느낌이 났다. 장르라기보다는 본격적인 문학이라서 할 말도 많고 깊지만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이 책을 읽기 전에 지금 아마 15권까지인가 나와있을 I.S (인터섹슈얼) 라는 만화책 먼저 읽는 쪽이 좋을것 같다.

한 인간의 조부모대로부터 자기 자신에 이르기까지의 가족 자서전이라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화자는 IS인 본인이니까 간간이 첨언하는 걸로 독자가 초점을 맞춰야 할 부분을 짚어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성 정체성과 근친결혼. 여자아이의 젠더에 남자아이의 섹스라는 차이에서 화자가 느끼는 온갖 것-사회,가족,성,젠더,사춘기 등등-들이 얼마나 낯설고 괴로웠을지 상상해보면 그야말로 패닉. 사실 나도 IS인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읽는 내내 했다. 나조차도 혼란에 같이 빠져버려서 이걸 사춘기에 읽었다면 나도 어떻게됐을지 모르겠다.  

비단 IS에 대한 문제만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조부모와 부모와 본인이 겪어야 했던 사회적 갈등기라는 배경이 확실한 색깔을 가지니까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느낌. 대략 영화 홍보문구처럼 요약하자면 그리스-전쟁으로 미국 이주-디트로이트 생활-대를 이어 계속되는 5알파환원효소결핍증후군의 위협 두둥. 같은 느낌으로 수박 겉을 핥을 수는 있겠다. 문학적 가치는 충분. 퓰리쳐상이라고 써있었는데 왜 난 인간종말리포트같을거라는 선입견을 가진걸까 생각해보면 이게 다 뒷표지 때문이다 ㅠㅠ

책 제목인 미들섹스는, 가족의 보금자리이자 IS 그 자체를 뜻하는 것 같다. 어느 사회에서나 사회가 정한 테두리 밖이나 어중간한 위치에 있는 사람은 괴로울 수밖에 없다. 사람이 살기 좋은 - 보다 많은 사람이 행복한 - 사회는 테두리 자체를 넓히거나 테두리 밖에 있는 사람을 위해 다른 테두리를 만드는 데 편견이 없는 그런 사회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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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8 00:59 2009/08/18 00:59
미들섹스 :: 2009/08/18 00:59 _Ex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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