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좋아하는 철학자는, 칸트도 아니고 헤겔도 아니고 비트겐슈타인도 노자도 장자도 순자도 아닌 하이데거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철학자인 하이데거님(!)과 하이데거님이 주신 선물에 대한 이야기다.

때는 아마도 00년 이맘때. 학교 도서관을 뒤지다가, 몹시 공부하기 싫은 타이밍에 빛나는 노란색 하드커버에 새까만 글씨의 제목이 써져 있는 책을 문득 보고 뽑아봤더니 책 안쪽에 현금 십만원이 다소곳이 꽂혀 있어서 친구와 함께 낼름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 책이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이었다는 거다. 으하하. 찰나 후에 책과 함께 사라져버린 돈에 대해서 저보다 더 좋은 제목이 있을까. 물론 당연하지만 그 책 읽으려다 실패했다.

거금 십만원으로 뭘할까 하다가 서울에 가서 당시 노리고 있던 '시간 박물관'을 샀다. 움베르토 에코님과 곰브리치님의 글이 담긴 책을 하이데거님이 시공을 초월하여 하사해주신 것. 아마도 돈 끼워놓은 사람은.. 그냥 하이데거님의 계시가 내려서 그랬을거야 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렇게 자기위안 삼지 않으면 내가 너무 찔린다; )

yu_k님 블로그에 시간박물관 이야기가 있길래, 갑자기 생각난 옛날 이야기다. 내 시간 박물관 일련번호가 몇번이었더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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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7 08:53 2005/11/2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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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tonMe  2005/11/27 21: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0- 하이데거님의 은총일세
  2. 보리차  2005/11/27 2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10만원 끼워놓은 독자는 정말 '존재와 시간'을 제대로 체험했겠군.ㅋㅋㅋ
    '곰브리치님'을 순간 '곰보리차님'으로 봄;
  3. mysticat  2005/11/28 14: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CatonMe] 하해와 같으신 은총이지 -_ㅠ

    보리차] 내가 얻은 교훈은, 책에 돈 끼워놓지 말자 특히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는(..)
    곰보리차;; 님하 멋지삼;
  4. the3rdeye  2005/11/28 15: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하이데거가 철학책 중에선 이해가 쉬운 편 아닌가요? 10만 원 받고 그 책 완독하라는 일종의 당근이 아니었을까나...
  5. 보리차  2005/11/28 2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독하라는 일종의 '당근'이 아니었을까」 하는 문장, 뭔가 메타포가 느껴지는데요~ ㅎㅎ 죄송; mysticat의 남자친구가 생각나서...
  6. mysticat  2005/12/02 1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the3rdeye] 10만원 받고 그거 읽으라는 뜻이었으면 완전 저 기대를 저버린 셈(..) 근데 쉽나요?ㅠ_ㅠ 전 몇장 못 넘겨봤어요 ;;

    보리차] 니마 센스 짱 +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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